추세추종에서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시장 대비 얼마나 강한가(상대강도), 그리고 추세가 서 있는가(Trend Template). 그런데 이 두 조건을 모두 통과한 종목을 사도 계좌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빠진 축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 하루에 얼마나 움직이는가. ADR%가 그 값이고, 이 글은 왜 변동성이 큰 종목을 골라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 종목을 아무 때나 사면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지를 다룹니다.
ADR%는 무엇을 재는 값인가
ADR%(Average Daily Range, 평균 일중 변동폭)는 최근 20거래일 동안 하루의 고가가 저가보다 평균 몇 % 높았는지를 나타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ADR% = ( 20일간 (고가 ÷ 저가)의 평균 − 1 ) × 100
등락률과 혼동하기 쉽지만 재는 대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등락률은 종가끼리 비교하므로 방향이 있고, 하루 안에서 얼마나 출렁였는지는 지워집니다. 시가에서 12% 올랐다가 종가에 제자리로 돌아온 날의 등락률은 0%지만 ADR% 관점에서는 12%짜리 하루입니다. 매매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후자입니다 — 손절이 닿는 것도, 목표가에 닿는 것도 종가가 아니라 하루 안의 고가와 저가이기 때문입니다.
변동성이 없으면 수익도 없다
추세추종은 소수의 큰 수익으로 다수의 작은 손실을 덮는 방식입니다. 그러려면 이긴 거래가 충분히 크게 이겨야 하는데, 하루에 1%밖에 움직이지 않는 종목은 그 큰 수익을 만드는 데 지나치게 오래 걸립니다. 같은 20% 상승이라도 ADR 2%짜리 종목에서는 몇 달이 필요하고 ADR 8%짜리에서는 몇 주면 됩니다.
여기서 간과되는 비용이 시간입니다. 자금이 한 종목에 묶여 있는 동안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없고, 보유 기간이 길수록 시장 국면이 바뀌어 추세가 꺾일 확률도 함께 쌓입니다. 변동성이 낮은 종목은 손실이 작아서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본이 회전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용을 치릅니다.
실제로 주도주는 조용하지 않습니다. 트렌드 스크리너가 2026년 8월 5일 미국 시장 5,012종목을 연산한 결과, 전체 유니버스의 ADR 중앙값은 4.02%인데 RS 90 이상 구간은 5.96%였습니다. 국내도 방향이 같아서, 2,426종목 기준 전체 7.05% 대 RS 90 이상 8.13%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강한 종목들은 평균보다 눈에 띄게 크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변동성만 큰 종목'은 정반대다
같은 데이터에 함정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RS 구간별로 ADR 중앙값을 끊어 보면 단조롭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 미국 — RS 0~69: 3.91% · RS 70대: 3.29% · RS 80대: 4.00% · RS 90+: 5.96%
- 국내 — RS 0~69: 7.29% · RS 70대: 5.40% · RS 80대: 5.67% · RS 90+: 8.13%
양쪽 시장 모두 RS 70대가 가장 조용하고, 가장 약한 구간(RS 0~69)이 그보다 오히려 시끄럽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큰 폭은 급등하는 주도주에도 있지만 무너지는 종목에도 똑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한가 부근에서 출렁이는 종목의 ADR도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ADR%는 품질 신호가 아니라 폭 신호입니다. 이 값 하나로 종목을 고르면 정확히 사면 안 되는 쪽을 고르게 됩니다. ADR은 반드시 추세 조건과 상대강도를 통과한 다음에 적용하는 2차 필터여야 합니다.
비대칭은 분자가 아니라 분모에서 만들어진다
매매 한 건의 비대칭성은 결국 이 비율입니다.
비대칭 = 기대할 수 있는 이동폭 ÷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지점까지의 거리
ADR%가 키우는 것은 분자입니다. 폭이 큰 종목일수록 같은 기간에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분자만 키우면 비율은 좋아지지 않습니다 — 폭이 큰 종목은 손절도 그만큼 넓게 잡아야 하므로 분모도 같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ADR이 높든 낮든 비율은 제자리입니다.
비율을 실제로 바꾸는 것은 분모이고, 분모를 정하는 것은 종목이 아니라 진입 지점입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여기서 밀리면 내 판단이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이 가까운 자리가 있고 아주 먼 자리가 있습니다. 이 차이가 비대칭의 전부입니다.
같은 종목, 다른 타이밍
ADR이 6%인 주도주 하나를 놓고 두 시점을 비교해 봅니다.
- 진입 A — 변동성이 수축한 직후의 피벗. 며칠간 진폭이 좁혀지며 VCP 형태를 만든 뒤 피벗을 넘는 자리입니다. 무효화 지점은 바로 아래 수축 저점이라 손절까지 대략 1~1.5×ADR입니다. 목표를 30%로 잡으면 5R짜리 거래가 됩니다.
- 진입 B — 이미 달린 뒤의 이격 상태. 같은 종목이 8일 연속 오르며 50일선에서 크게 벌어진 자리입니다. 여기서는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이 50일선까지 내려가므로 손절이 4~6×ADR로 벌어집니다. 같은 30% 목표가 1.5R로 쪼그라듭니다.
종목도 같고 목표도 같고 ADR도 같습니다. 바뀐 것은 산 시점 하나이고, 그것만으로 기대값이 세 배 넘게 갈립니다. "변동성이 큰 종목을 리스크가 적은 타이밍에 산다"는 말의 실체가 이것입니다 — 변동성은 고르는 단계에서, 리스크는 사는 단계에서 결정됩니다. 두 결정은 별개이고 둘 다 필요합니다.
이격 상태에서의 매수가 위험한 이유도 여기서 나옵니다. 흔히 "너무 올라서 위험하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히는 손절 폭이 감당할 수 없게 넓어져서 위험한 것입니다. 눌림목을 기다리는 것도 결국 분모를 줄이는 행위입니다.
ADR로 손절 폭과 포지션 크기를 정한다
손절을 종목과 무관하게 −7%로 고정하면 두 방향으로 틀립니다. ADR 2%인 종목에서 −7%는 정상 변동 3~4일치라 너무 헐거워 손실만 키우고, ADR 10%인 종목에서 −7%는 하루 안의 평범한 출렁임에도 닿아 방향이 맞았는데도 털립니다. 손절은 % 고정이 아니라 그 종목의 ADR 배수로 잡아야 합니다.
그다음 계좌 차원의 위험은 비중으로 맞춥니다.
포지션 크기 = 한 거래에서 감당할 손실 금액 ÷ (진입가 − 손절가)
이 식을 쓰면 ADR이 큰 종목일수록 손절가가 멀어지므로 비중이 자동으로 작아집니다. 변동성이 큰 종목만 골라도 계좌 자체의 변동성은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종목의 변동성과 계좌의 변동성은 비중으로 분리할 수 있는 별개의 값이며, 이 분리를 못 하면 "변동성이 큰 종목은 위험하다"는 결론에 갇힙니다. 자세한 규칙은 손절·분할·포지션 크기 편에 있습니다.
트렌드 스크리너에서 ADR 쓰기
스크리너의 ADR 필터는 3% · 3.5% · 4% · 4.5% · 5% 하한을 제공하고, 표의 ADR 칼럼은 클릭 정렬됩니다. 실제로 얼마나 걸러지는지는 시장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2026년 8월 5일 기준 미국은 8조건을 모두 통과한 778종목 중 ADR 4% 이상이 309종목(39.7%), 5% 이상이 190종목(24.4%)으로 좁혀집니다. 같은 날 국내는 통과 65종목 중 5% 이상이 45종목(69.2%)이라 훨씬 완만하게 줄어듭니다 — 국내 시장이 구조적으로 일중 폭이 크기 때문이며, 두 시장의 ADR 숫자를 그대로 나란히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전 순서는 추세 → 강도 → 폭 → 유동성입니다. 8/8 통과로 추세를 세우고, RS로 주도주만 남기고, ADR로 움직일 수 있는 종목을 고른 다음, 거래량 필터로 유동성을 확인합니다. 마지막 단계를 빼먹으면 ADR 상위에는 거래가 얇아서 폭이 커 보이는 종목이 섞여 들어옵니다 — 이때의 큰 ADR은 기회가 아니라 슬리피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ADR이 높은 종목은 결국 위험한 종목 아닌가요?
종목의 변동성과 계좌의 위험은 다른 값입니다. 계좌의 위험은 손절까지의 거리 × 비중으로 정해지므로, ADR이 큰 종목을 작은 비중으로 사면 ADR이 작은 종목을 큰 비중으로 사는 것과 같은 위험이 됩니다. 위험한 것은 높은 ADR 자체가 아니라 ADR을 무시하고 비중을 똑같이 넣는 것입니다.
ADR 몇 %를 기준으로 잡아야 하나요?
고정된 정답은 없고 시장과 보유 기간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해서, 몇 주 단위로 회전하는 매매라면 그 시장 유니버스의 중앙값(위 실측 기준 미국 4.0% · 국내 7.1%) 위쪽에서 고르는 편이 목표에 도달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보유 기간이 길고 비중이 크다면 굳이 상위 구간까지 갈 이유가 없습니다.
ATR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ATR(Average True Range)은 전일 종가와의 갭까지 포함한 절대 금액이고, ADR%는 하루의 고가/저가 비율을 쓴 백분율입니다. 백분율이라 가격대가 전혀 다른 종목끼리, 그리고 통화가 다른 시장끼리 바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 ADR%의 장점입니다. 갭 리스크까지 재야 한다면 ATR이 더 적합합니다.
ADR이 높은데 8조건을 통과하지 못한 종목은 어떤가요?
대부분 사면 안 되는 쪽입니다. 위에서 본 대로 가장 약한 RS 구간의 ADR이 RS 70대보다 높은데, 이는 하락하는 종목의 큰 폭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ADR은 Trend Template과 RS를 통과한 뒤에 적용하는 2차 조건으로만 의미가 있습니다.